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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성별 경계 없는 ‘모두의 화장실’
일본에서는...

 실습기자 김미리(prindle@snu.ac.kr)

사진 실습기자 장순주(soon0710@snu.ac.kr

       실습기자 김미리(prindle@snu.ac.kr)

도쿄의 화장실이 바뀌고 있다. 성별, 나이, 장애 유무를 불문하고 모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로. 일명 ‘모두의 화장실’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맞아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이 ‘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모두의 화장실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도쿄 시부야 구에만 모두의 화장실 17개가 설치됐다. 공중화장실도 집안에 있는 화장실처럼 모두 함께 이용하는 시대. 도쿄가 새단장한 화장실 중 두 군데를 Upcom;ng에서 찾아가 봤다.

에비스 역 화장실

4개의 노선이 지나는 시부야 구의 전철역. 인근에 공공 시설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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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외관에 새겨진 모두의 화장실 이용자 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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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목적 케어 베드와 장애인용 안전바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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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바깥쪽에 인공 항문을 만든 장루 복원 수술 환자를 위한 시설. 대변 주머니를 용이하게 갈 수 있다.

나베시마 쇼토 공원 화장실

주변 조경과 조화를 맞춰 친환경적 테마로 디자인한 모두의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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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 화장실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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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도 친환경 테마를 살려 디자인됐다. 변기 옆에는 유아용 의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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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용 화장실이 따로 있는 모습.

모두의 화장실 직접 이용해 보니

한마디로 아무렇지도 않았다. 가정이나 기내용 화장실처럼 내부에 변기와 세면대를 함께 갖춘 구조라 익숙하다. 다만 일반 공중화장실보다 좀 더 넓고 쾌적했다.

이 새로운 형태의 화장실은 ‘소수자 배려’에서 시작됐다. 몇몇 성소수자들에게는 성별 이분법에 따른 화장실이 불편한 공간이다. 트랜스젠더는 주변 시선 때문에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기 꺼린다. 스스로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 규정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역시 화장실 이용이 어렵다.

또 장애인들에게 좁은 칸막이로 된 기존 화장실은 힘들다. 모두의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을 불편해하는 모든 소수자들을 위해 공간을 넓히고, 변기 옆 안전바를 설치했다. 갓난아이와 함께 왔다면 아이를 유아용 의자에 잠깐 앉혀놓으면 되고, 어린이용 변기도 따로 있다. 대장 수술로 인공적 배변을 하는 사람을 위해 장루주머니를 비우는 시설도 갖췄다.

 

일본은 공항과 대학가에 모두의 화장실이 보편화돼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성공회대와 카이스트에서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했다. 하지만 아직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항간의 거부감도 크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용해 본 경험으론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Upcom;ng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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